형질세포성종양

형질세포는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에서 분화, 성숙된 세포입니다. 이 세포는 체내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이물질을 배제하는 작용을 지닌 단백질(항체)을 생산합니다. 형질세포가 종양(암)화하는 질환을 형질 세포성 종양이라고 합니다. 이 질병에 걸리면 암화한 형질세포에 대응한 단일성 항체(M단백)가 다량으로 생산되어 혈액중에 비정상적으로 많아지게 됩니다. 또 그 일부는 소변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형질세포성종양에는 몇 가지 유형이 있는데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이 다발성골수종입니다. 다발성골수종은 생산되는 M단백의 종류에 따라 G, A, M, D, 벤스-존스 유형 등의 병형으로 분류됩니다. 이 병은 뼈의 중심에 있는 골수(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듦)에서 암화된 형질세포(골수종세포)가 주위의 뼈를 파괴하면서 증가하기 때문에 위에서 통증을 느끼거나 온 몸의 뼈가 약해집니다. 다발성골수종은 남성에게서 많고 여성에게서는 적은 고령자의 질병입니다. 연령별로 빈도를 비교하면 70대에서 가장 많고, 40세 이하에서는 매우 적어 2%이하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까지 다발성골수종의 발생빈도는 인구 10만명당 3-4명 정도였는데, 고령화사회의 도래와 함께 증가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주민검진이나 건강검진 등을 통해 혈액 생화학 검사치의 이상이 발견되어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다발성골수종임을 알게 되는 분이 서서히 늘고 있습니다.

암화된 형질세포가 국소적으로 종양을 형성한 경우는 형질세포종이라고 불리며, 뼈에 생기는 고립성형질세포종과 뼈 이외의 부위에 생기는 골수성형질세포종의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장기간의 관찰에 의해 이들 중 일부는 다발성골수종으로 이행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매크로글로블린혈증이라는 질병이 있습니다. 이것은 IgM형의 M단백이 증가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며 다발성골수종과 마찬가지로 고령자에게서 많이 발생하고 40세 이하에서는 드물게 나타납니다.

증상

1) 다발성골수종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허리, 등, 늑골의 통증입니다. 이 통증은 안정시에는 경미하지만 움직일 때 심해집니다. 또 아픈 부위가 이동하는 것도 이 병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다음으로 많은 것이 권태감, 어지러움, 동계, 두통 등입니다. 이것은 골수종세포가 증가하여 정상적인 조혈기능에 장해가 생기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종종 발열도 나타납니다. 이들 증상이 생기는 주원인은 백혈구가 잘 조성되지 않고 정상적인 항체생산이 안돼,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또 혈소판이 감소하여 출혈하기 쉬워지므로 피하출혈, 비출혈, 치육출혈 등의 증상도 나타납니다. 그밖에 붓는다거나,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이 초발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다른 병의 치료나 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일이 많은데, 이런 경우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게 대부분입니다. 질병이 진행되면 뼈가 부러지거나 키가 작아지거나 합니다. 또 뼈가 녹아나는 것 때문에 혈액중의 칼슘농도가 상승(고칼슘혈증)하여 의식장애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뿐 아니라 신장기능이 나빠지며 붓는 증상이 생깁니다. 신경염에 의한 통증과 신경장해에 따른 장관마비, 요실금, 근력저하 등이 나타나는 일도 있습니다.

(2) 형질세포종

형질세포종은 비강, 부비강, 소화관, 폐, 갑상선, 안와, 림프절 등에 생기는 수외성 타입과 뼈나 골수에서 발생하는 고립성 타입으로 나뉩니다. 종양의 발생부위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며 형질세포종으로서의 특징적 증상은 없습니다.

(3) 매크로글로블린혈증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전신권태와 구내 및 비강의 출혈증상이며, 그밖에도 시력이 저하되거나, 숨이 차거나, 체중이 줄거나, 손발이 저리거나, 열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다발성골수종과는 달리 뼈의 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간장이나 비장, 림프절 등이 붓습니다. 병이 진행되어 M단백이 증가할수록 혈액의 점성이 증가하여 잘 흐르지 않게 되므로 앞에서 말한 증상이 심해지거나 어지러움, 두통, 난청 등의 신경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진단

(1) 다발성골수종

임상증상을 통해 다발성골수종이라는 의심이 생기면 혈액과 소변을 검사합니다. 혈청과 소변 속에 M단백이 양성이고 골수천자액 속에 골수종세포가 10%이상 검출되며, 나아가 X레이사진에서 다수의 골파괴병변이 확인되면 진단이 내려집니다. 그러나 드물게 M단백이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형질세포종

병변 일부를 외과적으로 절제 및 적출 하여 병리조직학적으로 진단합니다. 혈액 속의 M단백과 골수 속의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지 않았는지 다른 부위에는 병변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매크글로블린혈증

임상증상 이외에도 혈청 속에 IgM형 M단백이 증가(3g/dl이상)하고, 골수액 검사에서 림프구를 닮은 비정상적 형질세포가 다수 확인되면 진단이 내려집니다.

병기

진단 후에는 병의 확산 정도(병기)를 결정하기 위해서 다시 자세한 검사를 해야 합니다. 병기는 치료법을 선택하고 예후를 추정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병기분류는 다발성골수종에만 적용되고 있고, 다른 형질세포종양에는 병기분류가 없습니다.

< 다발성골수종의 병기분류 > 몇 가지 병기분류법이 있지만 지금은 Durie & Salmon의 분류법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여기에서는 그 분류기준을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1기 : 골수종세포가 비교적 적은 상태로 이하의 항목을 다 만족하는 경우

ㆍ빈혈이 아니다.(헤모글로빈>10g/dl) ㆍ고칼슘혈증이 없다.(혈청칼슘 12mg/dl) ㆍX레이 사진에서 뼈에 이상이 없거나 있어도 고립성 형질세포종만 있다. ㆍM단백의 양이 적다.(IgG<5g/dl, IgA<3g/dl 등)

■ 2기 : 1기의 조건은 충족하지만 3기의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경우

■ 3기 : 골수종세포가 매우 많은 상태로서 이하 항목 중 1개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

ㆍ빈혈이 심하다(헤모글로빈<8.5g/dl) ㆍ고칼슘혈증이 있다.(혈청칼슘>12mg/dl) ㆍ진행된 골융해병변이 확인된다.(광범위하게 확인되거나 골절이 동반됨) ㆍM단백의 양이 많다.(IgG>7g/dl, IgA>5g/dl 등)

치료

형질세포종양의 치료에는 주로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외과요법이 실시됩니다.

(1) 화학요법

항암제를 사용하는 치료법을 화학치료라고 합니다. 약제는 주로 정맥으로 주사하거나 내복하는데, 일부는 근육주사로 투여하기도 합니다. 화학요법에서는 약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전신을 돌기 때문에 체내의 여러 곳에 퍼진 종양세포도 죽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2종류 이상의 항암제를 조합해서 사용하며 그 조합 방법과 양은 병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반적으로 화학요법 후에는 구역질, 구토, 손발의 저림, 식욕저하 등의 부작용과, 일시적인 백혈구, 혈소판의 감소, 빈혈이 나타납니다. 또 종종 탈모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문의가 신중하게 치료하면 심한 부작용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2) 방사선요법

X선이나 고에너지 방사선을 사용합니다. 종양병소가 좁은 범위에 한정되어 있거나 종괴를 형성한 경우에 가장 좋은 치료법입니다. 화학요법을 실시한 후에 병변이 남은 경우에도 방사선요법을 씁니다. 부작용으로 방사선을 닿은 피부의 발적, 색소침착, 붓는 증세 등이 있지만 치료 후 얼마 안되어 회복됩니다.

(3) 외과요법

형질세포종에서 종양이 국소적으로 존재하는 경우와 비장이 심하게 부은 경우에는 적출술이 시행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을 병용해야 하기도 합니다.

(4) 혈장교환요법

M단백이 매우 많아 혈액의 점성이 증가하여 출혈, 시력저하, 어지러움, 두통, 저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혈액중의 M단백을 급속히 줄이기 위해 혈장교환(혈액형이 같은 건강한 사람의 혈장과 교환함)을 실시하는 일이 있습니다.

병기별 치료법

치료는 종양의 유형과 병기, 연령, 전신상태 등을 고려해서 실시됩니다. 이제까지 시행된 치료법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성이 높은 치료법(표준적 치료)을 선택할 것인지, 보다 높은 효과를 위해 연구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새로운 치료법(임상시험치료)을 선택할 것인지는 본인이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상시험은 최신 정보에 기반하여 보다 나은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임상시험이란' 항목을 참조해 주십시오.

(1) 다발성골수종

1기 :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당장 치료를 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따라서 2-3개월마다 검사를 받으면서 경과를 관찰합니다. 새로운 증상이 생기는 등 병의 진행이 확인되면 2기/3기와 같은 치료를 시작합니다.

2기/3기 : 진단이 확정되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개시해야 합니다. 치료로는 우선 화학요법이 선택되며, 표준적 치료 또는 임상시험치료 중 하나를 실시합니다. 또한 뼈의 종괴에 대해서는 필요에 따라 국소적으로 방사선치료를 추가합니다.

(2) 형질세포종

뼈의 고립성형질세포종에 대해서는 방사선요법을 실시합니다. 수외성 형질세포종에도 방사선요법을 실시하지만, 종양이 생긴 부위에 따라서는 외과적 적출술과 방사선요법의 병용치료를 실시합니다. 전신으로 퍼진 경우에는 우선 화학요법을 실시합니다.

(3) 매크로글로블린혈증

자각증상이 없고 빈혈이 없으면 2-3개월에 한 번 정도 정기검사를 계속하면서 경과를 지켜봅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화학요법을 실시합니다. 혈액 중에 증가한 IgM형의 M단백 때문에 혈액의 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앞에서 언급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혈장교환요법을 병용하기도 합니다. 또 비장을 적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후

(1) 다발성골수종 : 예후는 병기와 치료효과 및 신장장해의 정도에 따라 다르며 생존기간은 수개월에서 10년 이상까지로 다양합니다. 전체적으로 반수 이상이 생존하는 기간은 3년 전후입니다.

(2) 형질세포종 : 뼈나 골수에 생긴 경우에는 일부에서 다발성골수종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예후는 다발성골수종과 같습니다. 수외성인 경우는 예후가 양호하여 충분히 치유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반수 이상이 8년 넘게 생존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3) 매크로글로블린혈증 : 예후는 치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수 이상이 생존하는 기간은 치료가 효과적이었던 환자들이 5-7년, 효과적이지 못했던 환자들이 3-4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10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