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고환 (Cryptotchism)

태아의 고환은 콩팥 위치 부근 즉 후 복막강에 위치하다 태아 발육 및 성장과 함께 음낭으로 하강한다.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하강로 도중에 이동을 정지한 채 고정된다. 이를 잠복 고환 또는 정류 고환이라고 한다. 그러나 회음부, 대퇴부, 치골 상부, 심지어는 반대측 음낭에 위치하는 고환도 있다. 이들 위치는 정상 고환 하강로 밖이기 때문에 정류고환과 구별하여 이소성 고환(ectopic testes)이라고 한다.

가끔 출생 시 정류고환이던 것이 생후 3개월 전후쯤 되면 남성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저절로 제 위치까지 하강하기도 한다.

정류 고환의 발생 빈도는 출생 시 3.4% 정도이나 저체중의 미숙아에게 더 높다. 테스토스테론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생후 3개월쯤에 하강되지 않은 고환이 저절로 내려오는 일이 많고 1세 이후부터는 약 0.8%의 빈도를 보인다. 즉 더 이상 자연 하강은 없다는 뜻이다. 정류고환의 약 10%가 양측성이다.

고환의 조정 세포(정자를 만들어내는 세포)는 온도에 매우 민감하여 체온보다 1.5~2℃ 낮은 음낭에 위치해야 정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고환 하강에는 성선 자극 호르몬, 남성호르몬이 고환 하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내서혜륜 안쪽에 위치하는 복강내 정류 고환과 서혜관내 정류 고환 등 정지된 고환의 위치에 따라 이름을 붙인다. 배에 힘을 주면 복강 내 정류 고환이 서혜관 안으로 들어가거나, 서혜관 내 정류 고환도 외서혜륜 밖으로 빠져 나오기도 한다.

진단

손으로 만져 쉽게 알 수 있지만 만져지지 않는 경우 엑스레이 사진, 초음파 촬영, 전산화 단층 촬영술, 자기 공명 영상법 등을 동원한다. 복강경 검사는 정류 고환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가장 정확한 방법이나 마취가 필요하다. 맹단(盲端)으로 끝나는 정계 혈관을 확인하면 고환은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또한 음낭 양측에서 고환이 만져지지 않을 때는 고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체 융모성선자극호르몬 검사(hCG test, human chorionic gonadotropin test)를 할 수 있다. 매일 약 2000IU 정도를 연속 3일 주사 한후 hCG에 반응이 없거나, 투여 전부터 이미 성선 자극 호르몬이 올라가 있으면 고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hCG 투여후 테스토스테론이 10배 이상 올라가면 몸 속 어딘가에 고환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고환은 보통 때에는 음낭 내에 위치하나 자극을 받으면 상부로 이동하기도 한다. 이를 견축성 고환이라고 하며 고환을 보호하기 위한 반사 반응이다. 흔히 5~6세에 가장 심하게 나타나지만 사춘기에 이르면 소실된다. 흔히 외복사근막 위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정류 고환으로 오진하는 수가 있다.

치료

고환이 복강에 깊이 위치할수록, 또한 오래 머물러 있을수록 고환 조직 손상이 많아진다. 1년 6개월 정도 경과하면 세정관이 가늘어지며, 정모 세포가 적어지고, 세정관 주위 조직이 두터워 진다. 조직 변화는 주로 세정관에 나타나며 Leydig세포의 변화는 거의 없다. 따라서 치료 시기는 조직 변화가 시작되는 1세 전후에 시작해야 한다.

정류 고환을 그대로 방치하면 정신적 상처를 남기고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고환 암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홀몬

먼저 hCG 호르몬 요법을 시도한다. 대체로 14~50% 정도 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성선자극호르몬 분비 호르몬을 사용하기도 한다. 호르몬 치료 후 내려온 고환의 약 10%는 다시 상승할 수 있다.

수술

외과적 치료는 보통 1세 전후가 가장 적당한 시기다. 그러나 탈장이 동반되어 있거나 호르몬 요법으로 고환이 완전히 하강하지 않는 경우에는 1세 전후까지 기다리지 않고 즉시 수술한다.

수술은 정계 혈관을 주위 조직으로부터 충분히 박리하여 고환을 음낭 내로 내리는데 흔히 음낭 피부와 음낭근(육양근) 사이에 고정시킨다. 고환의 위치가 너무 높고 정계 혈관이 너무 짧아 한 번에 음낭 내로 충분히 내려올 수 없을 때는 첫 수술에서 최대한 내리고 약 6개월 후에 다시 시도하는 단계적 수술이 바람직하다. 고환을 떼어 낸 후 대신 인조 고환을 넣어 주기도 한다.

예후

정류 고환은 서혜부 탈장, 정계 염전 등이 쉽게 생길 수 있고 불임, 고환암의 발생 빈도가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정상 고환에 비해 35~48배 정도 높은 고환암 발생 빈도를 보인다. 고환암의 10%가 정류 고환에서 생기며 또 고환암의 약 20%는 정류 고환이 아닌 대측 정상 고환에서 생긴다. 또한 양측성 정류 고환에서 불임의 빈도가 높고 단측성일 때도 불임의 발생 빈도는 여전히 남는다

조직 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치료하면 불임 빈도는 어느 정도 낮아지지만 암 발생 빈도까지 떨어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합병증

고환에서 정자를 생산하는 조정작용은 체온 보다 1~2도 낮은 환경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뱃속에 자리잡은 정류 고환은 조정 기능이 감소한다. 또한 치골 부위에 고정된 정류 고환은 사소한 충격만으로 손상 받을 위험이 높아진다. 고환 암은 정류 고환에서 많이 발생한다. 음낭수종이나 탈장을 동반하는 일이 많다.

치료

호르몬 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있지만 심한 정류 고환은 수술적 치료가 바람직하다 심리적 손상, 불임, 고환 암의 원인 인자가 되기 때문에 방치해두면 안 된다. 고환의 조직변화가 시작되는 1세 전후가 치료의 최적기다. 그러나 탈장을 동반하거나 호르몬 치료에 반응 하지 않으면 1세 전후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수술적 해결이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1년이 지나면 수술이 무용하다는 뜻은 아니다. 나름대로 수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정류 고환 수술 할 때 3~5%정도는 고환을 찾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