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중에 놀라고 깨서 우는 아이들 (야경증)

여덟 살 난 아이가 있다. 침대에 들고 나서 이십분이나 삼십분이 지나면 칭얼대며 일어나서는 비명을 지르며 마치 무언가가 옆에 있는 것 같이 얘기를 하기도 하고 어쩔 때는 무섭다고 하며 마구 웁니다. 작년 십일월에 한번 고열로 아프고 나서는 무리하게 피곤하다든지 아니면 무서운 텔레비젼을 봤다든지 하면 어김없이 그날 밤은 울면서 비명을 지르곤 한다. 그러나 아침이 되면 아무 것도 모릅니다. 너무나 걱정이 되고 어느 곳에 문의를 해야 할지 몰라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의 상담게시판에서 부분 인용)

비교적 전형적인 야경증(night terror / sleep terror) 또는 야경장애에 해당되는 사례다.

나타나는 증상

  • 눈을 크게 뜨고 공포스러운 표정으로 앉아서 크게 비명을 지른다. 손발을 내지르고 몸부림을 치는 경우도 있다. 마치 환각을 경험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일 때는 부모가 말을 걸어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혼란 상태에 있다.
  • 맥박이나 호흡이 빨라지고, 땀을 흘리는 등의 자율신경 항진 증상이 동반된다.
  • 대개 30초 - 5분 동안 계속 된다. 드물게는 20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 증상이 끝나면 곧장 잠 들게 된다.
  • 아이가 잠든 후 첫 세시간 안에, 즉 수면의 전반 1/3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이튿날 깨어서 전날 밤의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 대개는 불규칙하게 나타나지만 일부 아이들은 날마다 이런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관련 정보들

  • 100명 중 1-6명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 18개월부터 만 6세 사이 전체 아동의 3%에서 야경증을 나타낸다.
  • 여아보다는 남아에게서 흔하다.
  • 만 18개월 무렵에 처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하룻밤 동안 몇 번 반복되는 수면의 단계 중 깊은 잠인 제 3-4기의 수면(NREM) 중에 발생한다.
  • 일부 아이에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면보행장애(몽유증)로 증세가 바뀌기도 한다.

원인

  • 뇌의 미세한 신경학적 이상을 반영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뇌의 성숙이 일시적으로 늦기 때문으로 이해하면 쉽다.
  • 가족적인 경향이 있다. 부모 둘 다 어렸을 때 야경증을 가진 경우 자녀의 60%가, 한쪽 부모가 야경증을 가진 경우 자녀의 45%에서 야경증이 발생한다.
  • 스트레스와 지나친 피로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유발인자로 생각된다.

부모의 대책

  • 먼저 부모가 침착성을 유지한다. 놀래거나 당황하지 않아야 한다.
  • 편안하게 안아주고 다독거려 준다. 아이가 몸부림친다면 곁에서 지켜보면서 "나, 엄마야…"라고 안심 시켜주는 정도에서 대해준다.
  • 주된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므로 야경증이 끝 날 때까지 아이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자신의 몸에 해를 주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억지로 깨우거나 붙들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반복적인 증세를 보인다면, 일반적으로 야경증이 나타나는 시간의 10분 -15분 전에 아이를 미리 깨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5분 정도 깨운 상태에 있다가 다시 잠자리에 들게 한다. 같은 과정을 5일 정도 계속 반복해본다.
  • 초등학교 이전 시기에는 1시간 이내의 짧은 낮잠을 재우는 것이 도움이 되는 아이도 있다.
  • 너무 심하게 반복되면 병원을 방문한다. 가정용 캠코더가 있다면 아이의 모습을 찍어가는 것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구별해야 될 것들

  • 악몽증 (nightmare)
  • 몽유증 (somnambulism) 또는 수면보행장애 (sleep walking disorder)
  • 수면 중 나타나는 간질

치료

  • 치료의 시작은 부모에 대한 교육이다.
  • 스트레스가 되는 가족 상황이나 환경이 있다면 가족 상담을 통해 개선해 준다.
  • 심한 경우 소량의 항불안제를 단기간 처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야경증과 관련된 오해들

  • 악몽과 연관이 있다 : 실제로 수면 검사를 해보면 야경증은 꿈을 꾸는 수면단계인 REM수면이 아닌 NREM 수면에서 나타난다. 이 무렵에는 전혀 꿈을 꾸지 않는다. 즉, 악몽과는 관계가 없다.
  • 정서적인 문내가 있는 아이에게서 나타난다 : 대개의 아동기 수면 장해는 뇌의 성숙이 일시적으로 늦기 때문으로 밝혀지고 있다. 야경증은 잠의 깊이가 매끄럽게 변화하지 못해서 나타나는 현상이지, 정서적인 문내가 일차적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참고문헌

  • 신경정신의학: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일조각 1997
  • Behavioral and Developmental Pediatrics: Parker S & Zuckerman B, Little Brown 1995
  • How to help children with common problems: Schaefer CE & Millman HL, Litton Education Publishing, Inc 1994
  • Your Child - What every parent needs to know : Americ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Harper Collins Publisher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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