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에 이야기되는 것들은 대소변 가리기 훈련과 연관된 최근의 지식을 요약해 놓은 것입니다. "웬 대소변 이야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아이의 대소변 가리는 문제로 한참 힘을 뺀 후에 병원을 찾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는 점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물론 해당 사항 없는 어른들은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읽어보라고 권유하는 정도로 지나치셔도 됩니다.
부모님께서 주의하실 점은 이 글의 내용은 당신의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는 절대 불변의 진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이는 공장에서 똑 같은 크기와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물건이 결코 아니며, 아이는 이미 엄마의 자궁 안에서부터 남과는 다른 자신의 고유한 개성과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아이 스스로 대소변을 가리는데 부모는 단지 도움만 주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을 명심하면서 이 글의 내용을 당신의 자녀에게 융통성 있게 적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상식들
1. 언어의 발달
2. 인지(사고)의 발달
3. 감정의 발달
4. 자율성 / 독립성
5. 신체 운동능력의 발달
6. 신체적 감각발달
1. 대소변 훈련을 서두를 이유는 없으며 빨리 해서 좋다는 증거는 없다. 외부의 요구(놀이방, 탁아소에서 맡아 주는 조건으로 대소변 가리기를 요구할 때)에 의해 시작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이가 발달 과정상 미리 준비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 결과다.
2. 대소변 가리기는 아이가 주체가 되어 하는 것이다. 결국 다소 빠르거나 늦거나 간에 어차피 달성되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한다. 대소변 가리기 훈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어진 과제를 달성하는 데서 얻어지는 아이의 자존심을 최대로 키워 주는 것이다. 단기 목표(대소변 가리기)의 달성을 위해 장기 목표(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아이)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3. 대소변 가리기는 남과 경쟁하는 시합이 아니다. 성공적으로 가리다가도 다시 실수하는 경우도 많다.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여겨지면 얼마든지 연기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이는 기저귀를 차지 않고 유치원에 간다는 것을 명심하라.
4. 부모는 대소변에 대한 혐오감을 아이에게 전달해서는 안되며, 아이에게서 나오는 훌륭한 선물처럼 대해 주어야 한다. 아이는 변을 자신의 몸의 일부로 생각하기도 한다. 부모가 대변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거나 "아이, 더러워", "휴 냄새"하는 식으로 지저분한 것을 보듯 대하면, 아이는 어른들이 자신의 몸의 일부(즉, 자신)를 더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부모가 완벽하게 기술적으로 훈련시키더라도 일부 아이들은 대소변 가리기에 저항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다음과 같은 제안을 참고하라.
1. 대소변 가리기를 지나치게 빨리 시작한 경우
대소변 가리기 훈련의 시작은 대략 어느 정도 앞에서 이야기했던 아이의 준비가 된 상태, 즉 대(소)변을 참을 수 있게 된 생후 20개월 무렵이 지나야 한다. 배변 훈련을 갓 돌이 지나서 시작하는 경우와 같이 너무 일찍 시작한 아이는 제법 대소변을 잘 가리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정도 컷을 때 다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옷을 더럽히는 경우 부모가 야단을 치거나 화를 내기 쉬운데 이런 경우에는 아이를 위축시키고 자신감을 떨어뜨리므로 가능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옷을 갈아 입힌다. "다 큰애가 또 쌌네! 내가 못살아. 너는 왜 그 모양이니?"하고 짜증을 내기보다는 "오늘은 그냥 나와 버렸네. 다음에는 잘할 수 있을 거야"하면서 치워 준다.
아이의 대소변 가리기 실패를 부모 자신의 실패로 생각하고 속이 상해하거나 조급하게 다그치게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부모가 여유를 가지면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앞에서 언급한 단계에 따라 대소변 가리기 훈련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대개는 처음 훈련을 시킬 때보다는 짧은 기간 안에 아이가 대소변을 다시 가릴 수 있다. 이때도 역시 실패보다는 성공에 초점을 두고 칭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2. 환경의 변화
부모의 불화, 이혼, 동생의 출생, 이사와 같은 환경의 변화나 스트레스가 있을 때 일시적으로 아이들은 퇴행(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라면 부모가 너그럽고 따뜻하게 아이를 대해주고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도와준다면 아이는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
3.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싸는 경우
엄마가 옷을 치우면서 화를 내고 야단 치는 것을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생각하는 경우에도 아이들은 일부러 옷에 대(소)변을 보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부모가 무관심하게 대하고 아이의 긍정적 행동에 관심을 주면, 옷에 대소변을 보는 행동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소변을 곧잘 가리는데 화장실의 변기에만 앉혀 두면 변을 보지 못하고 변기를 무서워하는 아이도 있다. 기를 쓰고 울어대거나 화장실을 나가 버리기도 한다. 대개 너무 일찍 부모의 욕심으로 훈련을 시작하는 경우에 많다고 한다. 깨끗하고 깔끔한 것을 강조하는 강박증을 가진 부모의 자녀에게 생기기도 한다. 혹은 화장실의 낯선 환경, 키보다 높아서 올라가고 내려오기 힘든 변기 그 자체, 혹은 배변 후 물 내리는 소리를 무서워해서 그런 경우도 있다. 또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해서 즉, 자신의 변을 보는 동안 엄마가 자신을 버리고 사라질 것이라는 공포 때문에 그런 아이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부모가 억지로 화장실의 변기를 강요하는 것은 해롭다. 앞의 여러 가지 원인을 고려하여 아이가 왜 그럴까를 생각하여 대책을 세운다. 편안하게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아기용 변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화장실의 환경 정리를 통해 화장실을 아이에게 친숙한 곳으로 만들어 준다. 불안 때문이라면 처음에는 부모가 화장실 안에 같이 있어 주거나 문을 열어 놓고 아이의 시야 안에 부모가 있는 것도 도움이 된다.
부모는 때가 되면 아이가 다 하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앞의 내용을 부모가 실제에 적용시키는 데에는 참을성과 끈기가 필요합니다. 조급함은 아이를, 그리고 아이와 당신과의 관계에 해를 줄 수도 있습니다. 대소변 가리기 훈련에 어려움이 있거나, 노력해도 잘 안되는 경우, 전문가와 상의하십시오. 부모는 신이 아니기 때문에 자녀의 성장 과정의 모든 문제를 혼자 다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