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

코카인은 체내에서 단시간 내에 분해되므로 곧 효력이 없어지게 된다. 그 때문에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약효를 지속할 수 없다. 주사 또는 흡입했을 때 개인차가 있지만 그 작용은 15∼30분이 피크이다. 대개 주사는 소량이라도 위험이 따르므로 코점막에서 흡수하는 코담배를 쓴다. 처음에는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수가 증가하고, 가볍게 손발이 떨리며, 동공이 확대된다. 급성중독 때는 혈압이나 체온이 올라가고 안구돌출, 정신경련, 호흡곤란, 심부전을 일으키고 쇼크상태가 된다. 다만 2시간 견디면 생명은 구한다.

이 급성중독의 위험 때문에 한때 안과, 이비인후과 수술의 국소마취제로 쓰던 코카인이 안전한 비마약성 리도카인으로 대체하게 된 것이다. 코카인 마취 중에 사고사가 적지 않았던 것은 다음 이유에서이다. 코카인은 개인에 따라 감수성의 차가 커서 안전한 마취량을 결정하기가 어렵다. 즉 이 약은 `역내성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역내성현상'이라 함은 코카인을 연용하고 있는 동안에 그 사용자 개체가 이 약에 과민해져 아주 소량만 투약하여도 대량을 투여한 경우와 똑같은 효과를 나타내어 급성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이 현상은 모르핀을 연용했을 때 생기는 `내성'과는 역의 현상이라 하여 `역내성현상'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역내성현상'은 각성제나 헤로인 등의 사용자가 코카인을 처음 사용한 경우에도 나타날 수가 있다. 이 때문에 마약중독자가 코카인 쇼크사로 사망하는 예가 있다.

정신적으로는 곧바로 흥분이 되어 피로감이 없게 되고, 몸이 가벼워지고 기력이 충실해져 안 되는 것이 없다는 슈퍼맨 같은 만능감을 맛보게 되고, 일의 능률이 오르는 감이 든다. 또 사람에 따라 행복감, 도취감에 잠기는 일도 많다. 그러나 반대로 안절부절하여 주위를 맴돌고, 점점 변덕스러워지고, 성질이 날카로워지게 되고, 자신은 머리 회전이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로부터는 수다스럽게 별 의미도 없는 것을 계속해서 지껄인다는 감을 받는 경우도 있다.

또 대량으로 사용하면 불쾌, 불안으로 흥분하는 경우도 있다. 또 오래 연용하고 있는 사이에 불안, 불쾌한 흥분상태로 변하는 일이 많다. 약이 떨어지면 무거운 우울, 무기력 상태가 되므로 더욱더 약에서 떨어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코카인은 각성제와 마찬가지로 성욕을 촉진시키므로 1980년대 초기에 미국 서해안의 부유한 백인 가정에 섹스드러그로서 침투되어갔다. 당시의 실리콘벨리의 숙녀사이에는 “귀녀는 오늘밤 냄새 맡느냐(코카인), 그렇지 않으면 피우냐(마리화나)”가 일상의 사교적 인사였다고 한다.

금단증상

코카인은 헤로인 같은 금단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1주일쯤 지나면 또 코카인에 대한 강렬한 갈망이 머리를 쳐들게 된다. 이와 같은 강한 심리적 의존이 형성되는 것 뿐으로 내성이 생기거나 신체적 의존은 나타나지 않는 점에서도 각성제와 꼭 닮았다. 이리하여 일견 자유로이 그만 둘 수 있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코카인은 `마약의 캐딜락'으로 급속하게 미국의 마약오염의 주역으로 되어 갔다. 그러나 코카인은 결코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부드러운 마약이 아니고 무서운 급성중독이나 후유증으로서 코카인 정신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코카인 정신병

빈번히 코카인의 정맥주사를 계속한 경우에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여러 종류의 환각망상상태가 나타나고, 분열증이나 각성제정신병과 닮은 상태로 된다. 이 상태를 `코카인 정신병'이라고 부르고 있다.

특히 체감환각으로서 벌레가 피부를 기어다니고 피부 밑에 벌레가 살고 있어서 움직이고 있다고 믿고 있는데 그 같은 증상을 `피부기생충망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쉴 새 없이 손톱으로 긁다가 그 벌레를 죽이려고 자신의 피부를 바늘로 찌르는 것을 반복하고 그 상처에서 출혈이 있기도 한다. 구강, 입술, 목구멍도 마찬가지 이상감이 온다.

한편으로는 뒤를 쫓고 있고, 위협을 느끼며, 감시당하고 있는 것 같은 망상에 사로잡혀 입술을 다물고 홑이불 등을 덮어쓰고 숨어 있으려 한다. 이를 `추적망상'이라 하는데 이 같은 증상이 일어났을 때 비참한 사고를 내게 된다.

또 다른 한편으론 극단으로 조용하여 무감각상태인가 하면 돌연 정신적 혼란상태에 빠져 광폭해진다.

고도의 기분을 잃고 무기력하게 되면 효력을 보충하기 위해 각성제를 동시에 주사하기도 하고 행복, 도취감이 잊혀지지 않게 아편, 헤로인을 쓰는 경우도 있고 `스피드 볼'이라고 불리우는 헤로인과 코카인의 혼합물을 쓰기도 한다.

코카인은 육체적 의존이 없다고 하지만 외부와 격리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받은 후에도 다시 중독자가 되는 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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